안녕하세요 쏘픽을 만들고 있는 오윤재 입니다.
쏘픽의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6개월이 지났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조금씩 남는 시간에 만들어오던, 어떻게 그려져 나갈지 모르겠던 밑그림 같은 소프트웨어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 어느덧 매일 꾸준히 사용해 주시는 유저분들이 생기게 됐습니다. 항상 타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랑받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꿈이 이뤄진 것 같아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느낌으로 시작헀습니다.
쏘픽을 만들면서 많고 많은 분야 중에 왜 사진업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나에 생각하게 됩니다. 우선 프로젝트를 시작한 저의 사진에 대한 어릴 적부터의 흥미가 첫 번째 이유입니다. 학창 시절엔 사진 공부를 해보고 싶었을 때가 있었는데, 삶이랑 장단 맞춰 춤추다 보니 여러 경험을 거쳐 소프트웨어 만드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스스로도 잊어버리고 있던 흥미를 다시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네요.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흥미만으로는 어려운 길인 소프트웨어 창업을 지속해 나가긴 어려울 겁니다. 그보다 더 강한 동기를 만들어주는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겠지요. 오늘은 그에 대해서 저와 쏘픽 팀의 생각을 여러분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은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기를 쓰고 로켓을 단것과 같은 속도로 빨리 달려보면 시간이 아주 미세하게 느리게 갈 수는 있겠지만, 현시점 과학기술로는 시간의 흐름을 우리는 거스를 수가 없습니다. 영화 벡투더퓨쳐에서와 같은 시간 여행이나, 과거로 돌아가서 그 순간을 온전히 다시 경험하는 것은 상상에서만 가능합니다.
벡투더퓨쳐 다들 좋아하시죠?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과 소중한 추억들에서 기쁨과 의미를 얻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과 같은 공상을 하고,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며 찰나처럼 지나가는 순간, 시간이 지나면 변해버릴 물체들을 담아내고자 했던 게 아닐까요? 그리고 아마 카메라의 발명은 이런 인간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혁명과도 같았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가 처음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시절을 경험한 세대는 아마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정보혁명을 경험한 세대와 비슷한 충격을 겪지 않았을까요?
초기 버전의 카메라를 사용하고 계신 18세기 아티스트님 이십니다.
지금 우리 삶에 카메라와 사진이 없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 하루하루 커가는 우리 아이, 친구들과의 깔깔 파티, 연인과의 행복한 순간들을 우리는 기록하고 싶어 합니다. 사진에 당시의 에너지들이 담기기 때문이겠죠.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순간을 다시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빛 에너지를 담은 기록인 사진과 영상이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가장 가깝게 재현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의 매개가 아닐까요?
쏘픽 팀은 이런 의미 있는 순간들의 기록인 아름다운 사진을 생산하고 나누며,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의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제도, 관습이 다 바뀌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사진들이 더욱 많이 만들어지고 공유되면 이 세상의 기쁨과 행복의 총량도 올라간다고 믿습니다.
화성에 인류가 살아도 여전히 다들 사진 찍을 겁니다!
우리는 쏘픽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세상에 더 많은 사진들이 만들어지고 공유되어 기쁨과 행복의 총량이 상승 곡선인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사진을 받아보는 분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사진작가님들이 사용하는 툴을 줄이고 업무를 효율화하여 조금 더 사진업의 본질에 집중하게 도우며, 조금 더 많은 수익 창출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에 기꺼이 도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쏘픽팀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쏘픽 열심히 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즐거운 사진 생활하세요. 💕🍃